본문 바로가기

30대 워킹대디가 느낀 6+6 부모육아휴직제도의 장단점 3가지

리치파파2 2024. 11. 7.

휴직을 시작할 때만 해도 '3개월만 쓰고 얼른 복직해서 덜 욕먹자'했는데

휴직 시작 직후, 정부에서 '6+6 육아휴직제도'를 개정 시행하기로 결정하였고

배우자의 국내/외 출장이 잦아지면서 3개월->1년 휴직을 연장 신청했다.

 

그렇게 어느덧 육아휴직 7개월차.

실제 육아휴직을 경험해보면서 느낀 것들 중

오늘은 '6+6 부모육아휴직제도'의 장단점을 각각 써보고자 한다.

 

오늘은 장점 3가지부터 적어보려 한다.

 

장점1. 금전적 부담이 줄어든다.

6+6 부모육아휴직제도를 한 줄로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엄마와 아빠가 아기 생후 18개월 이내에 릴레이로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국가에서 육아휴직급여를 많이 주는 제도'

 

*가장 헷갈려하는 부분!

-2번째 육아휴직을 시작하는 사람이 자녀 생후 18개월내에 휴직을 '시작'하면 된다.

-남편과 아내가 연달아 쓰지 않아도 생후 18개월 내에 둘다 휴직이 시작되었다면 문제없다.

 

정부에서 홍보했던 6개월간 월별 최대 지급액은 아래와 같다.

  남편 아내
첫째 달 최대 200만원 최대 200만원
둘째 달 최대 250만원 최대 250만원
셋째 달 최대 300만원 최대 300만원
넷째 달 최대 350만원 최대 350만원
다섯째 달 최대 400만원 최대 400만원
여섯째 달 최대 450만원 최대 450만원

 

이를 계산해보면 부모 합산 6개월 최대 3,900만원의 휴직급여를 받게 된다.

과거 3+3 육아휴직제의 경우 부모 합산 3개월 최대 1,500만원을 지급받은 것에 비하면

금액적으로는 2,400만원, 2배 이상의 돈을 지급 받는 것이다.

 

재직 중인 사업장에 따라 실지급 급여는 차이가 있겠으나

내가 지급받던 급여와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휴직을 결정함에 있어서 '금전적 부담'이라는 1차 허들은 자연스레 해소되는 것이다.

 

나 또한 이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는데

6+6 육아휴직급여제도가 개편 시행되자마자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장점2. 회사가 휴직을 막을 이유가 부족해졌다.

육아휴직을 쓰겠다고 했을 때,

당시 내가 들었던 말들은 다음과 같다.

 

"00씨, 애 키우면 돈 더 들어. 지금 휴직하면 부족한 생활비는 어쩌려고?"

"회사 다녀야 숨통도 트여~ 하루종일 애만 보면 얼마나 갑갑한데"

 

실제로 내가 들었던 휴직만류 사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다 부질없는 말들이지만

'회사'라는 공간에 10년 넘게 있었던 사람 입장에선 두려움이 증폭되는 단어들이었다.

 

그런데 6+6 육아휴직제도가 시행되면서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는 대표이사, 담당부서장의 압박이 여전하겠지만

임직원 수가 많은 회사의 경우, 과거처럼 육아휴직을 만류하는 1번 사유를 들이밀 수 없게 됐다.

 

그리고 휴직을 고민하시는 아빠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휴직 전까지 그렇게 훈수 두고 내 걱정해주던 회사동료들

휴직 후 단 한 명도 연락오지 않는다.

 

그건 내가 그들에게서 잊혀진 것이 아니라

'그들이 힘들지 않으려고' 날 붙잡았던 것이었다.

 

그러니 망설이지 말고 휴직 신청 버튼을 누르셨음 좋겠다.

 

장점3. 나와 내 가족을 좀 더 우선시하게 된다.

금전적인 장점은 이쯤해두고

내가 실제로 겪은 심리적인 변화 중 가장 중요한 것을 적어보려 한다.

 

바로 나 자신과 내 가족에 대해서 고민하고

어떤 의사결정을 하든 '나'라는 주체와 '가족'을 최우선으로 여기게 되었다는 점이다.

 

휴직 전까지만 해도 '가족'의 가장이라는 생각에 짓눌려서

내가 하는 직장생활, 회식, 야근, 그리고 재테크 공부 및 실전투자를 위한 늦은 귀가 등등

모든 것은 '가족'을 위한다고는 하지만 결국 이 모든 활동들은

'회사에서 살아남으려는 눈치보기'와 '가족의 미래를 챙긴다는' 어줍잖은 자기방어로 인한 결정이었다.

 

휴직을 하고 아이들을 등/하원하고

아이 친구는 누군지, 내 아이는 하원 후에 뭘 하고 지내고 뭘 좋아하는지,

아내의 직장생활을 어떻게 돌아가고 어느 요일이 가장 바쁜지 등등

모든 일정과 계획 수립은 '가족'을 우선시하는 삶으로 변했다.

 

또한, 아이들을 등원하고 하원하기 전까지

카페나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하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좀 더 깊게 알아가고 있다.

아니, 어쩌면 치열한 사회에서 살아남고자 외면했던 '원래의 나'를 끄집어내는 과정인 것도 같다.

 

내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 보람을 느끼는 것

가족이 나에게 원하는 것, 해야만 하는 것 등등.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차근차근 한 걸음씩 나의 내면과 내 가족에게 다가가니

아빠를 보면 웃지 않던 아들은 "아빠 다시 좋아졌어"라고 말하고 있고

복직 후 일이 많은데 티를 못 내던 아내는 마음껏 일에 집중하고 있으며

무릎이 나빠져 앉고 일어서기도 힘드셨던 어머니는 건강을 회복했고

 

무엇보다 나는 이 모든 것들을 위해 내 시간을 사용하면서도

서울에 보유했던 집을 더 좋은 자산으로 갈아타는 투자까지 성공했다.

 

요즘 내가 매일 아침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은 항상 똑같다.

 

"오늘 해야할 일은 뭐가 있지?"
"그 중 나에게, 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일은 뭐지?"

 

인생의 중심이 나와 내 가족으로 변화했다는 것,

금전적 어려움까지 해소시켜준 6+6 육아휴직제도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육아휴직의 단점 3가지를 적어보고자 한다.

첫째를 하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겪은 장점 3가지가

육아휴직을 고민하는 워킹대디 단 한분께라도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다.

댓글